Steinberger 기타 이야기 - 줄 바꾸기 및 튜닝

2016. 3. 1. 01:57Music/Guitar

예전에 일본 가서 기타 사온 이야기를 하면서 Steinberger의 gt-pro deluxe란 모델을 소개했던 적이 있을겁니다. 머리 없는 기타요.

원더걸스의 혜림이 현재 쓰고 있는 모델도 스타인버거의 기타죠. 모델은 다르지만...


기타 스펙에 대해 소개하려다가, 사실 기타 늅늅이기도 하고 잘 알지도 못하는거 떠벌이는 것보다 제 경험담을 직접 적는게 좋은거 같아서, 기타 줄 가는 이야기를 써보겠습니다.



스타인버거에서 나오는 기타들은 대체로 헤드리스 기타(headless guitar)입니다. 대가리가 없단 소린데요.


보시는 대로입니다. 헤드가 없고, 당연히 헤드머신도 없어요.

그럼 이 기타는 어떻게 줄을 끼우고, 어떻게 튜닝을 하는걸까요? 바로 브릿지가 튜너 역할을 합니다. trems system이라고 적혀있는데, 스타인버거만의 독특한 브릿지죠.

아이바네즈에도 zero-point라는 특이한 플로이드로드 브릿지가 있었는데, 스타인버거의 헤드리스 기타도 비슷하게 생겼어요.

브릿지에 있는 여섯개의 핀이 곧 헤드머신과 똑같은 역할을 합니다. 브릿지 쪽에 줄을 끼우면, 핀을 돌려서 조율을 하는 방식이에요.

그런데, 스타인버거의 기타를 사용하기 위해선 더블볼 스트링(double-ball string)이라는 기타줄을 사용해야만 합니다.


SIT와 ghs, 그리고 Dadario

더블볼 스트링이라 함은 말 그대로 볼이 양끝에 달려있는 기타줄을 말합니다. 보통의 기타줄은 한쪽에만 볼이 있어서, 브릿지 쪽에 볼을 끼우고 나머지 부분을 헤드머신에 끼워 돌린 다음 잘라내는 형식이죠. 더블볼스트링은 기타줄을 자를 필요가 없습니다. 애초에 더블볼 스트링을 쓰는 기타 자체가 굉장히 한정되어있어서(스타인버거가 대표적) 거기에 맞춰서 나오고 있거든요.

기타줄의 선택 폭이 굉장히 좁아진단 소리가 되는데요, 제조사로는 SIT와 Dadario, ghs, La bella, Olympia 정도가 있습니다. 전부 다 스타인버거 헤드리스 기타 표준에 맞춰져 제작됩니다. 이 기타줄들은 스타인버거 기타가 희소하니만큼 수요가 적어서 구하기가 힘들고, 볼 개수가 2배가 되다보니 제조가격 자체도 높습니다. 그렇다보니 일반 기타줄보단 비싸요 이게. 사진을 보시면 알겠지만 다다리오 009가 17000원입니다.. (매장에 따라 가격차는 있습니다.)

전 안 그래도 왼손 기타인데, 이젠 기타줄마저 제 전용을 찾아야하는 웃지 못할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그리고 혹시라도 이 기타줄 구매할 때 주의하셔야할게, 스타인버거에는 Synapse Transcale이라는 모델이 있습니다. 이 모델에 맞는 기타줄은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넥 길이가 더 긴데, 이것까지 고려해서 제작된 기타줄은 어지간해선 찾기 힘들어요. 그나마 위안이 되는 건, Synapse 모델들은 굳이 더블볼 스트링을 구하지 않아도, 싱글볼 스트링을 기타줄로 쓸 수도 있습니다. 더블볼에 구애받을 필요까진 없어요.


언제나 그렇듯이 서론이 너무 길었습니다. 기타줄을 한번 갈아볼게요.



1번줄이 끊어져있는 상태입니다. Dadario 009를 쓰고 있었는데, 이번엔 ghs의 010 게이지로 바꿔볼거에요.


브릿지 각 현마다 달려있는 노브들은 시계방향으로 돌리면 조여지고, 반시계 방향으로 돌리면 풀립니다. 반시계로 쭉 돌려서 볼을 끼우는 홈이 나오게 해주세요.


ghs 기타줄은 0프렛 쪽에 가야하는 볼과 브릿지에 가야하는 볼이 구분되어있습니다. 은색이 0프렛이고, 금색이 브릿지 쪽이니까 잘 보고 끼웁시다.

0프렛(헤드 쪽)에 은색 볼을 끼워주고

브릿지 쪽에 구리색 볼을 끼워주세요. 브릿지에 볼을 끼울 때 길이가 모자랄 경우도 있습니다. 그럴 땐 브릿지가 받침대로 제대로 수평을 이루도록 되어있는지, 혹은 줄 높이가 너무 높게 되어있지 않은지 확인해주세요. 줄 높이는 육각렌치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이거 확인 안해서 지난번에 줄 두번 끊어먹었어요. (개당 1.5만은 하는데.. 아까운 내 돈)

끼운 다음엔, 볼이 빠지지 않도록 한 손으로 꾹 눌러주면서 다른 한 손으로 노브를 돌려줍시다.


헤드리스 기타는 머리가 없는 관계로 플립형 튜너를 사용할 수가 없습니다. 어쩔 수 없이 아날로그 튜너를 쓰거나, 소리 감지형 튜너를 써야하는데요. 전 소리 감지형 튜너를 샀었으나 너무 싸구려라 금방 고장나서 이펙터인 ZOOM G5의 튜너 기능으로 튜닝을 합니다. 기타의 진동수를 직접 측정하는 플립형보다야 성능이 떨어지지만, 선택지가 없으니까요.


스타인버거의 헤드리스 기타를 써본지 이제 겨우 한달정도 됐지만, 체감상 ghs가 dadario보다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일단 다다리오는 내구성이 좀 심각해요. 끼우자마자 끊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009라서 그런가.. 아직 SIT는 구매만 해놓고 쓰지 않은 상황인데, 일단은 ghs가 마음에 들어서 계속 이걸로 쓸 것 같습니다.


또, 국내에서 기타줄을 주문제작해주는 곳도 있다고 하니 마음에 드는 기타줄을 찾지 못할 때는 주문제작을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