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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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시국 재택근무 체험기 - 특별편. 제주도에서 한달 일하기
들어가며 회사가 본격적으로 재택 근무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글을 쓰는 이 시점에서 이미 언론으로 '영구 재택(사실은 좀 다르긴 한데 ㅎ;) 확정'이라는 홍보 뉴스가 대대적으로 나간 상황이며, 회사 건물도 공용 오피스 방식으로 바뀔 예정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나는 대한민국에서 '프리랜서가 아닌 디지털 노마드'는 정말 운이 좋지 않으면 달성 불가능한 목표라고 여겨왔으나, 전례없는 판데믹 사태가 몰고 온 상황 때문에 불가능해 보이던 미래 근무형태를 지금 체험하고 있다. 계기가 조금 슬프지만, 그래도 앞으로도 이런 '재택 열풍'이 계속 확대되어 회사도 직원도 윈윈하는 업무 문화가 형성되었으면 한다. 우연한 기회로 타지에서 한달간 원격 근무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이 블로그의 구독자 분들은 아실테지만, 나는..
2021.06.19 -
킹시국 재택근무 체험기 - 3
들어가며 재택근무는 노래방 서비스와도 같았다. 매주 목요일이면 연장 공지가 뜬다. "재택 근무 기간을 다음주까지로 연장합니다"라는 내용이다. 그리고 다음주 목요일에 또 다시 "재택 근무 기간을 다음주까지로 연장합니다" 라는 공지가 뜬다. 아무리 인심 좋은 노래방을 가도 어지간해서는 이렇게 서비스를 퍼다 주지는 않을 것이다. 지지난주까지만 하더라도 드디어 출근하나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연휴가 지나자마자 다시 확진자가 늘어 또 연장됐다. 1년의 4분의 1을 지금 집에서 근무하고 있는 셈이다. 제발 빵댕이는 집에서 요일바 음악이나 들으면서 흔들어라. 집으로 지난 번 글에서도 언급했던 내용이지만, 난 자취를 잘 하는 인간이 아니다. 집에 혼자 놔두면 알아서 인생을 망치는 부류인데, 재택 근무 장기화와 맞물리..
2020.05.20 -
킹시국 재택 근무 체험기 - 2
인간의 조건 시골 생활을 청산하고 서울에서의 첫 대학 생활과 자취를 겪으면서 뼈저리게 느낀 것 하나는, "인간처럼 살기가 생각보다 참 어렵다"는 것이었다. 어릴 적부터 가사도 잘 분담하고 정리정돈도 안 시켜도 알아서 척척 잘하는 모범생이었으면 좀 덜 고생했을 텐데, 천성이 자유분방한 잡초와도 같은 나는 가족을 떠나자마자 놈팽이가 되었다. 정리정돈, 청소, 요리, 빨래, 설거지. 이 모든 것을 직면한 순간 가사와 업무 두 가지를 병행했던 어머니에 대한 존경심이 샘솟았으며 내가 앞으로 가정을 가질 자격이 있는 지에 대한 의문 또한 무럭무럭 자라났다. 특히 그 중 제일 부담스러웠던 것은 요리와 설거지였는데, 이건 기한 내에 처리가 되지 않으면 후폭풍이 무시무시한 업무였기 때문이다. 청소? 먼지를 더 먹게 되겠..
2020.03.29 -
킹시국 재택 근무 체험기 - 1
들어가며 올해는 초장부터 정말 하드코어하다. 19년도 말에 발생한 코로나 바이러스가 초기 대응 시기를 놓쳐 전세계로 퍼지고 말았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들어본 현대 전염병들을 헤아려 본다. 아폴로 눈병, 사스, 신종 플루, 메르스 등. 전염병 중 어느 것 하나 사소한 것이 없겠지만, 어찌되었건 사태의 심각성은 그간 겪어 왔던 것 중에선 역대급이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 없어 보인다. 정부에서 위생을 뛰어 넘어 '사람들과 만나지 마세요'라고 권고하고, 중고등학교는 개학을 늦추고, 대학교는 원격 강의를 시작했으며, 일부 회사들은 재택 근무를 실시했다. 내가 다니는 회사도 예외는 아니어서, 2월 말부터 본격적인 전사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그렇게 한 달이 흘렀고, 그 과정에서 느낀 소소한 것들을 공유하고자 한다. ..
2020.0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