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 2. 04:12ㆍHobby/Photo-Trip
다시 오슬로 가르데르모옌 공항으로
아침에 일찍 눈이 뜨여 동기들과 산책을 좀 했다.
우리가 머무른 곳은 정말 조용한 민가였다. 레지던트 이블에서나 볼 것 같은 그런 주택(???)들이 옹기종기 모여있었고.. 나무 전신주도 있었고... 날이 흐린 걸 제외하면 다 괜찮았다.
아쉽지 않은 마음 뒤로하고 쿨하게 다시 오슬로 공항으로 ㄱ
To. 트롬소
오슬로 -> 트롬소는 국내선이었기에 노르웨이 항공을 사용했다.
뭔가.. 유럽은 막연하게 인터넷 속도가 느리고, IT화가 더디다는 인식이 있었는데, 북유럽은 예외인지 어딜가도 다 중간은 갔다. 공항에서 셀프 체크인 + 셀프 수하물 위탁을 보고 새삼 놀랐다. 태그도 스스로 뽑고.. 알아서 붙이고.. 바코드로 찍으면 알아서 가고... 인건비 상승에 따른 무인화의 결과일까? 보통 캐리어 위탁은 내용물 확인을 위해 5분 정도 대기하라고 하는데.. 이런 시스템에서는 어떻게 되는 건지 궁금할 따름이다.
트롬소행 비행기는 국내선 답게 아담했다. 비행시간 동안 잠깐 눈을 붙였는데, 도착시간이 다 되어 밖을 바라보니 웬걸, 그야말로 설경이 제대로 펼쳐져있었다. 날씨도 아침과는 다르게 쨍쨍하니 아주 맑아서 설레기 시작했다.
오늘 오로라 잘 보이려나?
설마 10일 내내 흐리겠어? ㅋㅋ(실제로 한 말)
오로라 하나 보겠다고 10일이라는 긴 기간을 집어넣은 가장 큰 이유는 "오로라를 확실하게 보기 위함"이었다. 오로라 지수가 떨어져있거나, 날이 흐리면 못 볼 수도 있으니.
그런데 웬걸, 출발 직전에 일기예보를 확인해보니 트롬소는 우리 여행기간 내내 흐리고, 비가 내리고, 눈이 내릴 예정이었다. 뭐지, 개꿀잼 몰카인가?
이런 불안감을 안고 출발한 여행이었으나, 막상 도착한 트롬소는 예상보다 꽤 맑아서 "이거 어쩌면 가능할지도?" 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 어찌 한낱 인간 나부랭이가 대자연의 위대한 의지를 "예측(預測)"할 수 있단 말인가? 노르웨이 기상청, 당신들은 틀렸어!
TMI : 저 사진은 오후 3시경에 찍힌 사진이다. 북위도에 위치한 나라답게 15시부터 노을을 보는 신기한 경험을 할 수 있다! 밤이 꽤 길어서 체감상 0시쯤 된것 같아 시계를 보면 20시라서 도무지 적응이 안 됐었다.
숙소로 가즈아
어찌저찌 구글 지도의 인도를 받아 버스를 타고 숙소까지 이동했다. 여기도 트롬소용 앱을 따로 받아야한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버스 티켓 사용법은 오슬로와 같았다. 다만 오고 가는 방향이 헷갈리게 되어 있어서 버스를 탈 때 기사분께 영어로 "여기 가요?" 라고 물어봐야만 했다. 다들 영어도 잘 하고 친절해서 이후로도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데 불편한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겨울나라답게 도로 곳곳이 다 얼어있어서 숙소 찾아가는 데 애를 좀 먹었다. 이런데서 차 끌고 자전거 타고 오르막길 오르는 사람들의 정체가 궁금해질 따름이었다. 어떻게 다들 살아있는거야?
하필이면 우리가 내린 정류장은 언덕 위에 있었고, 우리의 숙소는 언덕 아래에 있었다. 내려가는 길 하나 하나가 말 그대로 살얼음길이라 엉덩방아 찧지 않게 조심하면서 내려가야만 했다.
이튿째에 사용하기로 했던 숙소는 에어비앤비를 통해 구한 숙소였다. 위치상 바다를 바로 볼 수 있는 곳이기에 선택했는데, 베란다 너머를 본 순간, "아. 잘 골랐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지도 상으로 봤을 때는 분명 바다인데... 너무나도 맑고 잔잔해 호수같아 보이는 바다가 보였다. 건너편의 눈 덮인 언덕도 이국적인 느낌을 자아냈고, 차고 맑은 바람까지 선선하게 불어와 내가 북유럽 여행을 왔다는 것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이곳은 여행 기간 중 내가 가장 좋아했던 숙소다.
오로라를 보러 갑시다
그러나 마냥 숙소 분위기를 만끽할 순 없었다. 왜냐!!! 바로 숙소에 도착한 당일 오로라를 보러 가기로 했기 때문이다.
내복에 장갑에 파카에 따뜻한 신발 등등 + 핫팩까지 챙겨서 만반의 준비를 한다.
과연 우리는 오로라를 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