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시국 재택 근무 체험기 - 2
인간의 조건 시골 생활을 청산하고 서울에서의 첫 대학 생활과 자취를 겪으면서 뼈저리게 느낀 것 하나는, "인간처럼 살기가 생각보다 참 어렵다"는 것이었다. 어릴 적부터 가사도 잘 분담하고 정리정돈도 안 시켜도 알아서 척척 잘하는 모범생이었으면 좀 덜 고생했을 텐데, 천성이 자유분방한 잡초와도 같은 나는 가족을 떠나자마자 놈팽이가 되었다. 정리정돈, 청소, 요리, 빨래, 설거지. 이 모든 것을 직면한 순간 가사와 업무 두 가지를 병행했던 어머니에 대한 존경심이 샘솟았으며 내가 앞으로 가정을 가질 자격이 있는 지에 대한 의문 또한 무럭무럭 자라났다. 특히 그 중 제일 부담스러웠던 것은 요리와 설거지였는데, 이건 기한 내에 처리가 되지 않으면 후폭풍이 무시무시한 업무였기 때문이다. 청소? 먼지를 더 먹게 되겠..
2020.03.29